국산 국화 ‘백마’가 일본에서 인기 있는 이유는?
국산 국화 ‘백마’가 일본에서 인기 있는 이유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6.09.2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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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유난히 길어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여름이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다. 한결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고 청명한 가을은 국화의 계절이다. 우리나라에서 국화는 예로부터 사군자의 하나로 선비의 절개를 상징하며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화훼작물로 지금은 세계 3대 절화 중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마주할 수 있는 대중 속의 꽃으로 자리 잡았다.

국화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꽃 중에 하나로 그중에서도 일본은 세계 제1의 국화육종, 생산, 소비국으로 한해 국화소비량이 약 20억 본으로 우리나라의 5배에 이를 만큼 많다. 사당 문화를 가진 일본인들은 생활 속에 깊이 연관되어 국화를 불화로서 이용하고 있으며, 특히 황실의 꽃으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한국에서 생산되는 상당수의 국화는 일본으로 수출된다. 하지만 일본으로 수출하는 국화는 대부분 도입품종이었다. 특히 한국에서 소비되는 국화의 70%를 꽃이 큰 대국이 차지하고 있지만, 국산에서 소비되는 대국 품종조차 없어서 우수한 국내 품종 육성이 필요했다. 이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국내 최초 흰색 대국 품종인 ‘백마’를 개발하게 됐다. ‘백마’는 우수한 외관, 뛰어난 볼륨감, 깨끗한 색상, 탁월한 절화 수명 등으로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킨 꽃으로 일본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수출품종으로 정착됐다.

‘백마’는 2007년 9월에는 국화의 본고장인 일본에 5만 송이를 시범 수출했다. 같은 해 동경 국제 Flower Expo에 출품한 결과, 까다로운 일본 바이어들로부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최고의 찬사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연간 500만 달러의 수출협정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얻었다. 그 이후 핵심 여름 수출국화로 자리매김했으며 현재는 일본시장에 연간 약 200만 송이의 ‘백마’를 수출하고 있다.

이와 같이 ‘백마’ 품종이 일본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일본국화의 주요 성수기인 오봉절, 히간절 등 무더운 여름에도 순백색의 뛰어난 외관과 볼륨감을 가지며 일본의 바이어가 한달 이상 유지된다고 할 정도의 탁월한 절화수명이 아닐까 한다. 실제 일본에서 신품종 출시로 ‘백마’의 인기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백마를 사용해본 중도매인들은 “여름국화로서 백마는 최상의 품질로 평가를 받는다며 백마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바보다”라고 평가할 정도로 오히려 공급기간 및 공급량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 국화시장에서 우리 품종 ‘백마’는 한국을 대표하는 화훼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가 수출하는 국화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백마’는 수출주력품종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산 국화로 수출하여 일본의 주력 품종을 능가한다는 것은 정말 가슴 뿌듯한 일이다.

■정재아<농진청 원예원 화훼과 농업연구사>